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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건강기능식품, '많이 먹을수록 좋다'는 착각…영양제와 만나면 독 될 수도

  • 파티마외과
  • 2026-09-30 15: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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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은 이제 일상적인 건강관리 수단이 됐다. 건강기능식품협회의 지난해 실태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8명(83.6%)이 한 번이라도 섭취한 경험이 있었고, 이 중 74.2%는 최근 1년 이내에 복용했다.

 

문제는 '건강기능식품은 식품이니 안전하다'는 인식이 복용 방식에 대한 경계심을 낮춘다는 점이다. 건강기능식품은 질병을 치료하는 약이 아니라 부족한 영양소나 기능성 성분을 보충하는 식품이다. 그러나 몸속에서는 약과 같은 경로로 흡수되고 대사되기 때문에 함께 먹는 약이나 다른 제품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경우는 만성질환 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먹을 때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건강기능식품·의약품 병용 섭취율은 2024년 50%에서 지난해 63.4%로 올랐다. 고령층 두 명 중 최소 한 명 이상이 약과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먹는 셈이다.

 

대표적인 것이 홍삼(인삼)이다. 홍삼의 핵심 성분인 진세노사이드는 피로 개선과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고 혈당을 낮추는 작용도 보고돼 있다. 당뇨병 치료제와 함께 먹으면 저혈당이 올 수 있고, 와파린·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같은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와 병용하면 출혈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인삼 제품은 미리 끊어야 한다. 일부 항암제와 함께 먹었을 때 간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알려져 있다.

 

혈액을 묽게 하는 작용이 있는 오메가3(EPA·DHA)나 녹차 추출물도 항응고제와 함께 먹으면 출혈 위험이 높아진다. 작은 충격에도 멍이 잘 들거나 수술 전후 지혈이 늦어질 수 있다. 밀크씨슬은 혈당강하제와 함께 먹으면 인슐린 민감성이 높아질 수 있고, 골다공증 치료제인 랄록시펜의 체내 농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할 수 있어 유방암이나 자궁근종처럼 호르몬에 민감한 질환이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체지방 감소용으로 인기가 높은 녹차·마테 추출물에는 카페인이 들어 있다. 카페인은 심박수와 혈압을 높이기 때문에 고혈압이나 부정맥으로 베타차단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약효가 약해질 수 있다.

 

장 건강을 위해 먹는 프로바이오틱스도 예외가 아니다. 항생제와 함께 먹으면 유산균이 항생제의 영향을 받는 만큼 최소 2시간 이상 간격을 두는 것이 원칙이다. 항암 치료 중이거나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 중심정맥관을 삽입한 환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살아 있는 균이 혈류로 들어가 균혈증이나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실제 면역억제제 투여 환자에서 프로바이오틱스 복용 뒤 균혈증이 생긴 사례도 보고됐다.

 

약을 먹지 않더라도 여러 영양제를 한꺼번에 먹는 습관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미국 식품·영양 매체 이팅웰 등의 자료에 따르면 마그네슘은 종합비타민에 든 철·아연 같은 미네랄이나 칼슘과 함께 먹으면 흡수율이 떨어질 수 있다.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K는 비타민D·E와 함께 먹으면 흡수율이 낮아질 수 있고, 구리는 아연과, 비타민B12는 비타민C와 함께 먹으면 흡수가 방해받을 수 있다. 이런 조합은 대체로 해로운 부작용보다는 흡수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이며, 2시간가량 간격을 두고 먹으면 해결된다.

 

반면 어유(오메가3)와 은행잎 추출물(징코빌로바)은 둘 다 혈액을 묽게 하는 성질이 있어 함께 먹으면 출혈 위험이 높아진다. 혈액 응고 장애가 있다면 동시 섭취를 피해야 한다.

 

성분이 겹치는 제품을 중복해서 먹는 것도 흔한 실수다. 종합비타민에 비타민 B·C·D 단일 제품을 더하면 특정 영양소를 과다 섭취하기 쉽다. 비타민A·D·E·K 같은 지용성 비타민과 철분은 필요 이상으로 오래 먹으면 몸에 쌓여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위장 불편, 메스꺼움, 설사, 변비, 두통 같은 증상도 흔하다.

 

건강기능식품은 잘 쓰면 식사의 빈틈을 메워주지만, 잘못 쓰면 치료를 방해할 수 있다. '몸에 좋다니 일단 먹고 보자'는 생각을 버리고, 무엇을 먹는지 알리고 확인하는 습관이 가장 안전한 예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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